직원 퇴직금을 제때 주지 못했습니다 — 작은 제조업 대표로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

안녕하세요. 후후아빠입니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돈이 부족했던 순간은 여러 번 있었습니다.

원단업체에 결제해야 할 돈이 부족했던 적도 있었고, 거래처에서 받아야 할 돈이 늦어져 통장 잔액을 계속 확인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회사를 운영하면서 가장 마음이 무거웠던 것은 따로 있었습니다.

직원에게 줘야 할 급여와 퇴직금을 제때 주지 못했을 때였습니다.

사업이 어려워졌다고 해서 직원의 생활까지 어려워져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머리로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회사 자금이 막히기 시작하면서 결국 저도 오랫동안 함께 일했던 직원들의 급여와 퇴직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는 돈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저는 직원과 함께 노동청에 가게 되었습니다.


노동청에서 직원과 마주 앉았습니다

그날 고용노동청에서 근로감독관을 사이에 두고 직원과 마주 앉았습니다.

편한 자리는 아니었습니다.

직원 입장에서는 당연히 받아야 할 돈을 받지 못한 것이고, 저는 그 돈을 지급해야 하는 대표였습니다.

회사가 어렵다는 사정이 있다고 해도 직원에게는 그 사정까지 책임질 이유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회사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변명처럼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근로감독관은 출근 기록과 급여대장 등을 확인하면서 실제 지급되지 않은 금액을 확인했습니다.

저도 체불된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하나였습니다.

지금 당장 회사가 전액을 지급할 능력이 없다면 직원이 조금이라도 빨리 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알게 된 것이 대지급금 제도였습니다.


대표인 저보다 직원이 먼저 돈을 받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대지급금은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사업주가 지급하지 못한 임금이나 퇴직금 등의 일부를 국가가 근로자에게 먼저 지급하고 이후 사업주에게 변제를 요구하는 제도입니다.

사업주가 반드시 파산해야만 이용할 수 있는 제도는 아니며, 간이대지급금의 경우 일정 요건 아래 지방고용노동관서의 체불임금 등·사업주 확인서 등을 통해 청구할 수 있습니다.

제가 당시 이 제도를 알아본 이유도 단순했습니다.

제가 당장 돈을 마련하지 못한다고 해서 직원까지 계속 기다리게 할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노동청에서 체불 금액을 확인하고 필요한 절차를 진행했습니다.

당시 제가 직접 처리한 사건에서는 직원이 대지급금 절차를 통해 체불금 일부를 먼저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정리가 진행됐습니다.

대지급금으로 해결되지 않는 나머지 금액은 제가 사업을 계속하면서 갚아나가는 방향으로 직원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것은 제도가 아니라 사람과의 대화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노동청에 출석하는 것보다 직원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더 힘들었습니다.

대표 입장에서는 이런저런 이유가 있습니다.

거래처에서 돈이 안 들어왔다.

원자재 대금을 먼저 지급했다.

매출이 갑자기 줄었다.

대출이 막혔다.

하지만 직원 입장에서 생각하면 그것은 회사의 사정입니다.

직원은 이미 일을 했고 그에 대한 대가를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직원에게 회사 사정을 숨기기보다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하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노동청 조사에도 출석했습니다.

지금도 그 선택은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는 분명히 알아야 했습니다

당시에는 대지급금을 통해 직원이 돈을 받으면 회사의 부담도 어느 정도 해결되는 것처럼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국가가 대신 지급했다고 해서 사업주의 채무가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국가가 사업주를 대신해 근로자에게 대지급금을 지급하면 사업주는 해당 금액을 국가에 변제해야 합니다. 특히 2026년 5월 12일부터 시행된 개정 임금채권보장법에 따라 대지급금 변제금 징수 절차도 강화됐습니다.

그러니까 대지급금은

'대표의 빚을 없애주는 제도'가 아니라 '체불된 근로자의 생계를 먼저 보호하는 제도'

라고 이해하는 편이 맞습니다.

저 역시 이 과정을 겪고 나서 그 차이를 확실하게 알게 됐습니다.


직원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도 확인했습니다

당시 직원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형사절차에 관한 부분도 함께 논의했습니다.

다행히 직원이 제 상황과 해결하려는 과정을 이해해 주었고, 사건 처리 과정에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혀주었습니다.

다만 이 부분은 현재 제도가 바뀐 만큼 조심해서 봐야 합니다.

임금체불 사건에는 근로자의 처벌 의사가 중요한 경우가 있지만, 상습체불 사업주 중 일정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근로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더라도 반의사불벌 규정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025년 10월부터 관련 제재가 강화됐습니다.

따라서 제가 경험했던 사건의 처리 방식이 다른 사업장에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이 글은 어디까지나 제가 실제로 겪었던 경험을 기록한 것입니다.


그날 이후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사업을 하다 보면 대표는 어떻게든 회사를 살리는 것을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거래처를 만나고, 돈을 구하고, 원단업체와 결제일을 협의하고, 은행을 찾아다녔습니다.

그런데 직원의 급여까지 밀리고 나니까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회사를 살리는 것과 직원에게 지급해야 할 돈을 해결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였습니다.

회사가 어려운 것은 직원의 책임이 아니니까요.

그래서 회사에 돈이 없더라도 연락을 피하는 것보다는 현재 상황을 설명하고, 노동청이나 관련 기관을 통해 직원이 받을 수 있는 방법을 같이 찾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고용노동부에서도 체불 근로자가 노동청에 진정 또는 고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절차를 운영하고 있으며, 근로감독관이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체불 사실이 확인되면 시정 절차 등이 진행됩니다.


작은 제조업을 하면서 또 하나를 배웠습니다

예전에는 매출이 늘어나면 회사가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현금흐름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 다음에는 거래처 결제조건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회사가 정말 어려워지고 나서는 또 하나를 배웠습니다.

급여와 퇴직금은 다른 채무보다 훨씬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돈이 부족해지고 나서 해결책을 찾으려고 하면 이미 늦을 수도 있습니다.

저도 그것을 너무 늦게 배웠습니다.


마치며

이 글을 쓰면서도 당시 노동청에서 직원과 마주 앉았던 순간이 생각납니다.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경험입니다.

하지만 사업을 계속하는 동안 잊어서는 안 될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처럼 작은 제조업을 운영하다 보면 어느 순간 예상하지 못한 자금난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그때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숨는 것이 아니라 현재 회사가 지급해야 할 돈이 얼마인지 확인하고, 직원과 이야기하고, 필요한 제도를 알아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아직 모든 문제가 끝난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제가 겪었던 과정과 그 과정에서 배운 것들을 기록해 두려고 합니다.

누군가 비슷한 상황을 맞았을 때,

"나와 비슷한 일을 겪은 사람도 있었구나."

하고 참고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이 글의 역할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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